당뇨로 고생하는 노모께서 저당밥솥 괜찮다 하시네요.

당뇨로 고생하는 노모께서 저당밥솥 괜찮다 하시네요. 

  한국인은 뭐니 뭐니 해도 밥심으로 산다. 아잼마와 같은 아날로그 시대 아재는 요새 젊은이들이 즐겨 먹는 것들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밥을 먹지 않으면 뱃속이 허전해서 밥과 김치로 끼니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렇게 좋고 맛있는 밥이 독이 될 수 있다. 밥의 탄수화물과 당분 때문이다. 탄수화물과 당분이 비만과 당뇨를 만나면 상상하기 싫은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특히 탄수화물은 조절하는 것이 아주 어렵다. 다른 것을 아무리 먹어도 탄수화물을 먹고 싶은 마음이 도무지 사라자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뇨가 있다면 이 얼마나 힘들까? 이것은 남의 말이 아니다. 우리 노모를 하루하루 괴롭히고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젠 당뇨 환자라도 탄수화물을 억지로 조절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들린다. 며칠 전 노모와 통화를 하다가 이젠 밥을 두 그릇씩 먹는다 말씀하시길래 그러면 안 된다 말린 일이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의 말씀이 당뇨 밥통이 새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과 비슷하게 밥을 먹어도 당 관리가 잘된다는 말이다. 

1. 저당 밥솥 효과가 있나?

  어머니 말씀을 듣고 검색을 해보니 저당 밥솥이라는 것이 있었다. 아이템은 좋은데 과연 효과가 있으려나 의심이 가는 것은 나만 그런지 모르겠다. 아잼마는 당뇨가 없기 때문에 저당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인간사 아무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으므로 저당 밥솥의 효과 유무를 알아보았다.
  모 신문을 보니 이런 기사가 있다. 경희대 건강노화힐링케어 실증거점센터에서 성인 13명을 대상으로 저당밥솥의 효과를 따져봤다고 한다. 참여자들은 일반 밥솥에서 지은 밥과 저당밥솥에서 지은 밥을 먹은 후, 혈당변화를 측정했는데, 그 결과, 저당밥솥 밥을 섭취하면 일반 밥을 섭취할 때보다 식후 두 시간 동안의 혈당상승곡선이 완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식후 세 시간 동안, 저당밥솥 밥을 먹은 경우와 일반 밥을 먹은 경우의 포만감 및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관련 분야의 한 교수는 이는 “쌀에서 빠져나간 전분 외에 수분이나 식이섬유는 그대로라서 포만감이 유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효과의 양은 어떨지는 몰라도 탄수화물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2. 저당 밥솥의 원리 : 안 솥과 바깥 솥을 분리하는 이중구조

  저당밥솥이 쌀밥의 당 함량을 낮추는 원리는 “솥”에 이유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저당밥솥은 ‘안 솥’과 ‘바깥 솥’을 분리시킨 이중구조인데, 이 구조는 물에 녹은 쌀의 전분을 분리시키고 그 물을 버리고 나머지 밥을 먹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밥을 짓는 도중 높아진 온도에 전분이 녹은 물을 빼주고, 하부에 있는 물을 가열해 증기로 쪄서 쌀을 익히는 방법이다. 그래서 어떤 조사에 의하면 흰쌀의 전분 감소 효과는 밥솥의 종류에 따라 20~50%에 이른다고 한다.

출처;빼당빼당 닥터키친 오로시 블로그

 

3. 밥 맛은 어떨까?

  그러면 맛은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역시 "압력솥밥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고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먹을만하고, 맛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는 의견도 상당했다고 한다. 그러면 아잼마와 같이 맛보다는 양으로 밥을 먹는 사람은 괜찮은 것 같지만, 입맛이 남다른 분들은 그러려니 하고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된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압력솥으로 익힌 밥 보다 찐 밥이 맛이 덜하다 한다. 그래도 밥을 이전보다 맘껏 먹을 수 있다면 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일 것이다. 

4. 저당밥 맛있게 먹으려면

  전분을 뺀 밥은 푸석한 식감 때문에 맛없다고 느끼는 것이 일반이다. 하지만 저당밥을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쌀밥이 맛있게 지어지는 최적의 물 양은 쌀 무게의 1.2~1.3배라 한다. 이 물 양에 따라 밥을 지으면 가장 맛있는데 저당밥솥은 쌀 무게의 3~4배에 달하는 물을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그러니 저당밥솥을 고를 때 물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크기인지 확인하는 것이 저당밥을 맛있게 지어먹을 수 있는 팁이다.
  또 어떤 원리로 밥을 만드느냐에 따라 저당밥솥의 밥맛이 달라진다고 한다. 저당밥솥은 물을 배출하는 방식에 따라 “사이펀 방식”과 “워시다운 방식”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이중 사이펀 방식이 더 밥맛이 좋다는 후문이다. 이 방식은 쌀을 빨리 끓여서 압력과 온도 차이를 발생시켜 전분물이 이중 트레이로 빠지게 만든 다음 일반 밥솥과 동일한 방식으로 물속에서 쌀을 끓여 완성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워시다운 방식은 물과 쌀을 두는 솥을 달리해 끓는 물의 증기로 쌀을 익힌다. 그래서 이 방식으로 만든 밥은 윗부분은 푸석거리고 아래 부분은 질어져 밥맛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출처=구글이미지

5. 저당 밥솥 누구에게 좋을까?

  20%-40%의 전분 감소 효과가 있지만 밥 맛은 덜하다면, 아무래도 저당 밥솥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잼마의 노모와 같이 당뇨로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이라든가 아니면 비만을 방지하기 위한 이유라든가 다이어트 효과를 좀 더 크게 하고픈 사람들, 범위를 더 넓게 잡아 건강을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조금 줄이고 싶은 분이 적당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6. 저당밥솥 선택은 신중히

  저당 밥솥은 밥을 만들어 먹는다는 일반적인 용도와 함께 흰쌀의 전분 감소 효과라는 특화된 용도가 있기 때문에 밥솥의 가격은 물론 기능이라는 면에서 가성비를 잘 따져봐야 한다. 제조사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아직 사용이 일반화되지 않아서 구매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저당밥솥을 쓴다고 식이요법을 소홀해서는 안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의사들은 당질이 줄었다고 해서 밥을 더 많이 먹는 건 권장 사항이 아니고, 우리 몸의 대사 작용을 돕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 필수 영양소를 곁들이고, 기존과 동일한 양의 밥을 먹어야 혈당에 이로울 것이라고 충고한다.

  하여튼 우리 노모께서 이전보다 식사하실 때 마음고생 덜하고 드시게 되어서 옆에서 보는 아들은 기분이 좋다. 늙은 몸이 밥도 제대로 못 먹으니 서럽다는 말씀이 귓가에 맴돌았는데 더 기능이 좋은 저당밥솥이 나와서 당뇨와 혈압, 그리고 비만으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