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이탈출 2] 무이자 할부의 강력한 유혹 - 무이자 할부의 실체, 위험성, 무이자 할부의 고리를 끊는 법

[카린이탈출 2] 무이자 할부의 강력한 유혹 - 무이자 할부의 실체, 위험성, 무이자할부의 고리를 끊는 법

 

  카린이의 특징 중 하나는 카드 포인트에 무관하다는 점이다. 카드를 사용하면 포인트라는 것이 생기는데, 그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무관심하고 잘 모른다. 신용카드 포인트는 카드사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 일부를 포인트로 전환해 카드 사용자에게 돌려주는 서비스로 일정 금액 이상 적립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다. 2018년 10월부터 모든 카드사의 신용카드 포인트는 현금으로 바꾸어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카드사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에서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꾼 후 은행 계좌로 입금, 은행 혹은 ATM에서 인출하는 방식으로 카드 포인트가 현금이 되어 내 통장이나 주머니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카드 포인트에 치명적인 블랙홀이 있다. 카드를 사용했는데 내 통장이나 주머니로 들어와야 할 포인트를 쪽쪽 빨아먹어 없애버리는 블랙홀과 같은 것이 우리가 카드를 사용할 때 자주 나타나 유혹한다. 오늘은 이것에 대해 살펴보아 카린이에서 탈출하는 방법 하나를 배우도록 하겠다. 카드의 포인트를 사라지게 만드는 블랙홀은 다른 것이 아니라 “무이자 할부”이다. 그러므로 카드 무이자 할부는 신중하게 이용해야 한다.

출처=구글이미지

 

1. 무이자 할부의 실체 : 무(無)이자 할부 = 무(無) 카드 포인트

  우리는 흔히 손해 보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 없다는 말을 안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손해를 보면서 장사한다는 말은 거짓말이 분명하다. 이 말에 무이자 할부도 해당된다. 카드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는 절대로 손해를 보면서 실행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쉽게 말해 공짜로, 아니 더 나아가서 손해를 보면서 해주지 않는다. 카드사에서 하는 모든 서비스는 카드사의 철저한 손익 계산에서 나오는 금융공학적 행위이다. 우리에게 하나를 주면 반드시 하나를 가져간다. 이러한 금융공학적 기조 안에서 실행되는 것이 무이자 할부이다. ‍
  그러면 카드사는 우리에게 무이자 할부를 주면서 무엇을 가져가는가? 카드 포인트를 가져간다. 우리 대부분은 무이자 할부는 일정 기간 동안 이자를 받지 않고 할부를 해주는 은행의 서비스라 알고 있다. 이 생각은 맞는 말이지만 정답이 아니라 반답이다. 은행이 소비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고자 시행하는 서비스는 맞지만 은행은 이 서비스를 주는 대신 카드 포인트를 우리에게서 가져간다. 우리가 카드를 사용하면 현금으로 돌아오는 포인트가 적립된다. 하지만 우리가 무이자 할부로 카드를 사용하면 무이자 할부로 결제한 금액에는 신용카드 할인도, 포인트 적립도 제공되지 않는다. 이것이 무이자 할부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이유이다.

  아잼마도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때마다 이것이 카드사에게 손해일 텐 데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하지만 목돈이 부족한데 무이자로 할부를 해주니 감지덕지로 사용했었다. 카드사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이 보이는 무이자 할부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카드를 사용하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목돈이 없어 구입하지 못하는 것을 할부를 가능하게 해 주면 카드가 주머니에서 나온다. 여기에 "무이자"라는 치명적인 조건이 붙어 있으면 카드가 주머니에서 나오는 유혹을 뿌리칠 장사는 거의 없어진다. 이런 식으로 카드사는 목돈(큰돈)에도 소비자의 카드가 움직이도록 만들어 카드비의 이자를 챙긴다.

  두 번째는 무이자로 할부를 해주는 대신 카드 포인트를 주지 않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카드를 사용해서 발생하는 포인트를 카드사가 가져가는 것이다. 무이자 할부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일타이피와 같은 효과를 가진다. 
  물론 소비자는 바가지만을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타이피는 아니다.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지만 ‍무이자 할부로 결제한 금액은 전월 실적에서 제외된다. 30만 원을 무이자 할부로 이용했다면, 나는 30만 원의 카드를 사용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카드사에서는 카드사용 실적을 0원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이자를 내는 유이자 할부 금액은 할부 첫 달의 실적으로 인정된다.

2. 습관화된 무이자 할부의 위험성

  할부는 미래의 나에게 현재의 빚을 떠맡기는 일이다. 현재의 나는 빚을 내어 돈을 쓰고 미래의 나는 돈을 갚는 책임을 지는 모습이다. 이를 추상적으로 말하면 현재의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고 미래의 나에게 미루는 일이 된다. 혹시나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물을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인생을 50년 넘게 살면서 가지게 된 깨달음 중 하나가 있다. 그것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돈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나이 들어 돈이 없으면 젊을 때보다 더 치명적이고 회복하기 아주 어렵다. 그러므로 미래의 나에게 부채를 떠맡기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행동이다.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와의 할부라는 상관관계는 할부가 습관화되면 결코 피할 수 없는 몇 가지 치명적인 형국들을 만들어 낸다. 

  1) 고정 지출비의 상승 vs 경제적 자유의 실종

  무이자 할부로 가방 5만 원, 신발 4만 원, 소파 20만 원... 이런 식으로 갚아야 할 부채를 쌓다 보면 매달 나가야 하는 "고정 지출비"가 생긴다. 고정 지출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경제적 자유는 멀어지고 멀어진다. 경제적 자유는 내가 돈을 이용하는 삶, 돈이 나를 위해 사용되는 삶이다. 무이자 할부로 고정 지출비를 자꾸 만들면 나는 돈에 얽매여 끌려다가는 삶을 살게 된다. 돈이 나를 움직이게 된다. 

  2) 신용등급이 내려간다

  할부는 그 자체가 개인이 카드사에 빚을 지는 것이기에 카드 할부를 자주 또는 오래 이용하게 되면 신용등급이 하락한다. 은행은 개개인의 신용등급을 정할 때 여러 가지 사항들을 종합해서 결정한다. 연봉, 직장, 카드 사용내역, 연체 이력, 대출 이력, 현금 서비스 이용 금액이나 횟수 등이다. 하지만 이것들을 단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것은 카드 사용 청구 금액을 제 때에 상환할 수 있느냐이다.

  신용 등급이 하락하면 은행은 그 사람을 돈을 갚지 못할 사람으로 판단해서 현금 확보의 통로를 막아버린다. 신용 등급이 높으면 은행은 환영하면서 돈을 빌려준다. 필요할 때 충분한 돈을 확보하지 못하면 삶의 위기가 일어난다. 

 

  3) 미래를 위한 자산관리가 어렵다

  “무이자 + 할부”라는 달콤한 조건에 마음이 습관화되면 지름신이 쌓여가는 할부 금액을 보지 못하도록 만든다. 지름신에게 빙의되어 할부로 쌓여가는 부채의 규모와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매번 할부금액을 갚느라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자산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쌓여가는 할부 금액과 그것을 갚느라고 애쓰는 삶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된다. 

3. 습관화된 무이자할부의 고리를 끊는 방법

  1) 무이자 할부+포인트 적립을 이용하라! 

  무이자 할부는 기본적으로 포인트 적립과 할인에서 제외되지만 '무이자 할부+포인트 적립'으로 바꿀 수 있다. 그것은 할부 결제 건을 일시불로 전환하거나 선결제하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무이자 할부 1회 차 대금을 납입하기 전에 일시불로 전환해야 포인트 적립을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할부 대금을 몇 차례 납입했든 상관없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기존의 무이자 할부를 이 방법으로 처리하고, 혹시나 무이자 할부를 실행하면 즉시로 결재해서 무이자 할부 습관을 차단해야 한다.
  무이자 할부로 결제했다가 일시불로 전환하거나 선결제하면 두 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먼저는 무이자 할부 기간이 경과된 날을 고려해 포인트를 적립받게 된다. 두 번째는 습관화된 무이자 할부 지름신을 쫓아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2) 카린이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라!

  무이자 할부임에도 할인, 포인트 적립이 적용되는 신용카드가 있다. 무이자 할부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사의 이벤트들도 있다. 이런 것들로 지름신의 유혹과 지름신을 통제하려는 마음의 균형을 서서히 잡아갈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잘 이용하면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고, 실제로 사용한 경험도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카드를 잘 이용하는 노하우가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카린이에서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습관화된 무이자 할부의 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다. 

4. 마치며

  러시아 격언 중에 “남의 돈에는 이빨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돈을 잘못 사용하면 그 돈은 내 인생을 물고 늘어진다. 손가락을 물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목덜미를 물을 수도 있다. 카드는 기본적으로 남의 돈을 빌리는 도구이다. 그러므로 카드는 언제든지 나를 물고 뜯을 수 있는 다른 사람의 매정한 이빨이기에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무이자라는 말은 대단히 달콤하게 들린다. 하지만 무이자라는 말 배후에 있는 카드의 실체를 알고 잘 사용해야 한다. 어쩌면 무이자 할부는 남의 돈에 있는 이빨 중에서 맷돌처럼 음식을 잘게 갈아버리는 어금니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다.